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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가 완화되어 그동안 집에만 계셨던 장애인들이 소그룹으로 나들이를 매주 떠나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대했던 시간이라 모두 마음이 기쁘기만 합니다. 모두 8구역으로 나누어 매주 화요일 떠나기로 했는데 오늘은 강경구역의 나들이입니다. 전신이 마비된 장애인과 그를 돕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편, 한 손이 장애를 입어 불편한 분, 95세의 청각장애가 있는 할머니, 정신장애로 은둔 형 외톨이로 10년 동안 외출을 하지 못했던 분과 자원봉사를 담당한 아내와 함께 우리는 세종 국립수목원에서 즐겁게 지냈습니다.오랜만에 외출이라
칼럼
이해영
2022.05.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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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입니다. 누구나 이 계절이 오면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왠지 어딘가를 향해 떠나고픈 마음을 경험했을 겁니다. 개나리가 화사하게 핀 거리를 걷고 싶고 진달래가 환하게 웃고 있는 거리를 사뿐하게 걸으며 행복한 미소로 꽃들과 대화 하고 싶은 계절입니다.이 따뜻한 봄날에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자신도 코로나로 인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애인이 계셔서 심방을 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갈 수 없어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왜 하필 그때 코로나가 걸려 있어 힘든 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중증장애인이라 활동지원사가
칼럼
이해영
2022.04.1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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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88세의 할머니 이야기를 하려합니다.태어날 때부터 발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할머니는 장애를 운명이라 받아들이며 힘들고 어렵게 살았답니다. 그 시절에는 가난했기에 불편한 몸을 가지고도 열심히 살았다고 했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어 결혼을 했는데 장애를 가진 자신을 받아준 시집 식구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하여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답니다. 6남매를 낳아 기르는 동안 장애인 엄마라는 소리가 들릴까봐 아이들을 구김살 없이 키우려고 몇 배의 노력을 하여 아이들을 잘 키웠답니다. 지금은 모두 출가하여 다들 잘 살고 있다고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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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2.03.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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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운 날의 연속입니다. 새해가 왔는데도 희망찬 새해에 활기는 사라지고 날씨만큼이나 싸늘한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인하여 위축된 사회의 환경들이 우리네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자유로운 모임이 사라진 요즘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감염병 앞에 무기력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겸손이라는 용어가 떠오르곤 한답니다.어제는 어느 장애인 집사님의 슬픈 죽음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 집사님은 목발에 의지하여 살아 오셨습니다. 소아마비로 인하여 양 목발에 의지 하여 살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 멀리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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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2.02.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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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습니다. 찬란한 태양이 뜨는 모습을 보면서 올 한해 태양의 따스한 기운처럼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빛으로 온 누리가 따스해지기를 바랍니다.오늘은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목사님을 만나 차를 마시며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요즘 시설을 운영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는 목사님들이 몸과 마음을 바쳐 예수님 사랑으로 장애인들을 보살피면서 비록 허름한 공간이지만 사랑과 정이 있었고 자원봉사자들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섬겨 주었던 때가 있었답니다. 힘들지만 찬송하고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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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2.01.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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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섬 여행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신안 증도에 있는 엘도라도 리조트에 숙소를 정하고 여행을 시작했다.세 명의 장애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오고 있는 분들이다. 한 분은 세 살 때, 한 분은 아홉 살 때, 한 분은 스무 살 때 장애를 입고 무구한 세월을 힘들고 어렵게 살아오신 분들이다.KTX를 타고 익산에 도착하여 우리 차량으로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데 모두가 즐겁고 기쁘다고 하신다.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라 이번 여행이 한없는 기쁨으로 다가오는가 보다.우리 건강한 사람들은 여행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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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목사
2021.11.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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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선한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하시며 너희들도 그렇게 하라고 말씀 하시는 분명 하고 단호한 말씀에 귀 기울였으면…”오늘은 어느 발달장애인 부모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중증의 장애 때문에 매일 전쟁을 치른다는 아이의 부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중에 특수학교에 갔다 오기 전까지의 그 시간이 이 부모에게는 쉼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고 학교에서 돌아오고부터는 다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답니다. 신발을 던지고 몸으로 창문을 받아서 유리가 깨지고 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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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목사
2021.10.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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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988년도 여름이었다. 장애인 단체의 여름수련회 때 자원봉사자로 참석 하여 장애인들을 섬기고 있을 때 장애인인 그와 인연을 맺었다. 그 후에 그와 만남을 이어 갔고 그의 집도 초대 받아 놀러 가곤 했었다.처음 그의 집을 초대 받아 갔을 때 그의 생일이었다. 몇몇 장애인들과 집을 방문하여 생일축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 했는데 그만 그 자리에서 흐느껴 우는 그를 위로 하느라 잠시 분위기가 어색한 적도 있었다.이유를 물었더니 감동의 눈물이란다. 한 번도 누가 찾아 와서 생일 축하를 해준 적이 없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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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1.07.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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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신지는 15년쯤, 이 책을 처음 받을 때 담임 목사였고 60대였는데 목회를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약자나 소외된 이웃들을 잘 섬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했습니다.”하루를 주님 안에서 잘 살아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여전히 아쉬움으로 밤을 맞습니다. 늘 장애인들과의 연관된 시간들 속에서 그 분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기쁨이 되는 삶을 살기를 바랐습니다.그리고 장애인들 앞에 최선을 다하는 시간으로 주님께는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하는 사역이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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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1.06.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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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장애인 사랑의 구호만 현수막에 걸려 펄럭이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각종 행사 알림 현수막이 여기 저기 나부낍니다. 장애인들의 생일 같은 이 날은 풍성한 잔치로 장애인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선물도 드리면서 하루를 기쁘게 보낸답니다. 행사장마다 지역의 유지들이 나와 장애인 복지를 저마다 얘기 하고 연예인 등을 초청하여 신명나는 시간을 보내면서 장애인들이 그 날은 주인공이 됩니다. 여기저기에서 장애인들이 초청되고 보호자들도 초청되어 즐거운 한 때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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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1.03.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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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도 싫은 고통이 찾아왔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밤새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저녁때 빙판길에 넘어졌는데 그만 왼손이 꼬이면서 넘어졌다. 너무 아파서 억 소리도 하지 못한 채 한동안 그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간신히 일어났는데 주위 사람들이 병원에 가라 하신다. 중요한 저녁 약속이 돼 있기에 아픈 몸을 이끌고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와 잠을 청하니 통증으로 인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다음 날은 서울대 병원에 진료 예약이 있는 날이라 새벽 기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본 다음 다시 기차를 타고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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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1.03.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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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 속의 김 집사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기도 부탁을 해온 것입니다. 남편 집사님은 젊었을 때는 여러 마리의 소를 키울 만큼 건강 했었고 몸이 불편한 아내의 휠체어를 밀고 다닐 만큼 건강했었는데 뇌졸중으로 인해 휠체어 신세를 자개 되었습니다. 아침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주간보호 센터를 다니면서 교회에도 열심히 나오는 집사님이었습니다.항상 만나면 환한 미소로 성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셨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쓰러져 응급실에 갔더니 뇌에 문제가 있다고 했답니다. 응급처치를 하고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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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1.02.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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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고통스러워서 울고 있는 이웃을 찾아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성탄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일상이 멈추고 모든 행사와 모임이 제약을 받는 지금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들은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장애를 가졌어도 여느 때처럼 이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온다는 희망으로 견디며 봄을 맞이하곤 합니다.그러나 지금은 날씨 보다 더 추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하여 우리의 일상이 얼어붙은 느낌이듭니다. 감염병이 시작되기 전에는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곳이 있었습니다. 복지관이나 장애인센터에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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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0.12.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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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논산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두 분의 장애인들의 얘기를 하려합니다. 한 분은 육십대 중반의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되어 휠체어를 평생 타고 다녀야 했고, 한 분은 30대에 뺑소니 차량에 장애를 입어 휠체어를 타고 생활 하는 칠십대 중반의 분이십니다.코로나로 인하여 모든 프로그램이 중지되고 일상의 무료함으로 돌파구를 찾던 중에 연락이 되어 같이 여행을 하기로 했지요. 이분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꺼이 논산을 향하여 용기를 내었답니다. 여기까지만 오게 되면 여기서 부터는 우리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어 좀 고생은 되지만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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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0.12.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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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만발한 코스모스를 보았다며 장애인 식구들이 코스모스를 보러 가자고 한다. 가족 전체가 장애인이다. 한 부부는 휠체어 장애인이고 또 한 부부는 지적장애 부부다. 평상시 외출하기가 힘든 부부들이지만 우리 차량으로는 가능한 일이라 기꺼이 같이 가기로 했다.논산에서 부여로 가는 길이 싱그럽고 좋았다. 모두들 좋은 날씨와 외출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참 좋은 것 같다. 아무리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도 누군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어찌할 수 없는 분들이 있다.TV에서는 가을의 풍경을 내보내면서 여행의 시간들을 가지라 하지만 장애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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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0.11.0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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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성도 중에 휠체어를 타야 생활 하는 장애인 성도가 계십니다. 남편도 휠체어를 타고 생활 하는 중증 장애인입니다. 그런데 그 가정에서 지적장애 부부를 돌본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합니다.누군가가 돌봐줘야 하는 이들을 결혼시켜 가족으로 살고 있는 김 집사님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얼마 전에는 지적장애를 가진 여 성도가 유방암으로 절재 수술을 마치고 항암 치료를 했는데 이제는 그 남편이 큰 사고를 당하여 대 수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번갈아 가며 입원한 지적장애 부부를 위해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병원에 자주 가는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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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2020.10.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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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는 엄마와 둘이 사는 지적장애인입니다. 수정이는 오십이 넘은 나이지만 정신 연령은 아직 유치원생 정도 되는 아주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모녀는 긴 세월 동안 그래도 단란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수정이가 건강할 때 얘기입니다. 그런데 수정이가 건강이 좋지 않아 수술을 했는데 그 뒤로 더 이상 앉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어야 했다고 합니다.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살아오면서 수정이를 돌봐야 했었던 세월 속에 엄마의 눈물과 한이 있었음을 그와의 대화와 교제 가운데 느낄 수 있었습니다.복지가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오로지 모든
칼럼
이해영
2020.09.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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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하여 세상이 잠시 멈춘 것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삶이 지쳐만 간다. 장애인들의 삶은 더 팍팍하다.몸이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집에만 있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한데 답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중증장애인들은 더욱 현실이 괴롭기만 하다.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었던 지난 몇 달 동안의 시간 들이 장애인들을 슬프게 했다.이제 조금은 완화되어 가는 분위기라서 안심은 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닌 듯하다. 이럴 때는 외로운 사람들은 더 외로운 시간 들을 보내고 있다.
칼럼
이해영
2020.08.1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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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은 우리 교단의 특수전도 주일이었다. 특수전도 기관들이 연합으로 한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사회 선교단 25주년 비선 선포식도 가졌다.총회장님과 부총회장님, 선교국장님께서 순서를 맡아 진행되었고 총회의 어르신들은 하나 같이 사회 선교의 필요성을 강조하셨고, 선교의 현장에서 수고하는 단원들을 격려하고 사회 선교단 25주년을 축하해 주셨다.사실 사회 선교단에 속한 단원들 대부분은 어렵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4개 분과 90여 개 기관들에서 나름의 사명감으로 사역을 감당해 오고 있다. 그늘지고 아프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
칼럼
이해영
2020.07.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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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에 한 번 병원에서 검진을 하고 약을 받아 오는 길에 엣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30년 지기 이 친구들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곳 그 자리에서 주님의 사랑 받는 사람으로 살려고 몸부림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나의 소중한 친구들입니다.어렸을 때 장애를 입어 살아 온 시절이 때론 눈물로, 아픔으로 점철된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아픔과 상처를 넘어서 신앙의 승리자가 되어 주님의 자랑스런 자녀들로 우뚝 서 있는 모습에서 존경스런 마음이 듭니다.세 친구 중에 두 친구는 어릴 적에 장애를 입고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오면서 힘든 과정을 통과하여
칼럼
이해영
2020.06.1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