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아카데미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연속토론회 4차-‘코로나19시대의 공동체, 그리고 교회’ 모색

이삼열 이사장, 정미현 교수 주제발제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찬아카데미(이사장 채수일)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가 공동으로 연속토론회를 지난 9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주최측 대표들은 인사말을 통해 “그 어떤 공동체보다 더욱 철저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회개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위기의 시대에 교회로서 사는 새 길을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교회 안과 밖에서 새 삶의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이 돼야 한다는 질문과 과제를 갖고 연속토론회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제4차로 지난해 14일 진행한 ‘코로나19시대의 공동체, 그리고 교회’ 토론회에서는 ‘앞으로의 공동체, 교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집중돼 있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삼열 이사장(대화문화아카데미)는 ‘코로나19시대의 공동체, 그리고 교회’, 정미현 교수(연세대)는 ‘민주주의와 한국교회-리셋을 위한 제언’으로 각각 발제했고, 온현선 교수(공간엘리사벳), 최순양 교수(협성대), 한수현 교수(감신대)가 각각 논찬했다. 코로나19시대에 공동체와 교회 방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토론회의 내용은 많은 부분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주제발제를 중심으로 그 내용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이삼열 이사장
이삼열 이사장

 이삼열-코로나시대의 공동체와 
         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주제발제를 통해 이삼열 이사장은 “코로나19 감염병이 발생한지는 아직 1년이 채 못 되지만 그동안 인간의 삶과 공동체에 미친 영향과 변화는 엄청나며 놀랄만하다”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쓰나미처럼 휩쓸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전반에 가져온 심대한 변화를 학자와 언론인 전문가들이 다방면으로 분석하며 예측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우려했다. 세계질서의 재편이라든가 언택트(untact) 사회와 뉴 노멀 문화의 보편화, 디지털 문명과 포노 사피엔스로의 진화 등 전조와 징후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과연 포스트 코로나의 세계가 그리로 갈지, 혹 그 정도의 변화로 그칠 것 인지는 장담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정책들과 대응책들은 서로 모순되는 가치관과 철학에 인도되어 떠도는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현상을 낳기도 한다며 이삼열 이사장은 세 가지 차원에서 갈등과 대립을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세계주의(globalism)과 국가주의(nationalism)의 갈등과 모순”으로 봤다. 감염병의 침투와 학산을 막기 위한 일차적 조치는 우선 국가별, 지역별 봉쇄이며 여행과 출국의 금지조치를 내린 것이다. 우선은 세계주의를 포기하고, 내 나라, 내 도시를 보호해야겠다는 지역주의(regionalism)나 국가주의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경의 봉쇄 같은 globalism의 포기는 당장 경제적 손실과 타격을 가져온다. 수출이 막히고 부품 수입이 안되어서 생산과정이 차질을 빚고 공장이 쉬게 되면 실업인구가 늘어난다. 그래서 다시 국경을 열고 출입국 제한을 풀었더니 전염병 확진자는 대폭 늘어나 정책의 모순과 딜레마가 불가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개인의 자유와 전체의 안전 사이의 갈등과 충돌인데, 이것은 자유주의(liberalism)와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혹은 권위주의(authoritarianism)의 갈등과 모순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공동체 안전 지키려는 정책들과 대응책 3가지 갈등과 대립-

세계주의과 국가주의의 갈등, 개인의 자유와 전체의 안전 사이의 갈등과 충돌,이것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혹은 권위주의의 갈등, 모든 나라들이

겪게 되는 갈등과 딜레마는 방역대책과 경제 정책 사이에서 일어나

코로나19의 감염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가 취한 우선적 조치는 안전 규칙을 만들어 지키도록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일이었다.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로 지키도록 하려면 개인의 자유를 어느 정도 제한하며 빼앗는 일은 국가와 정부의 불가피한 과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감염이 위기 상황에 이르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강화하든가 아니면 전체주의적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라고 했다. 한국은 비교적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방역의 규칙들을 잘 지킴으로 성공한 나라로 인정 받고 있으나 유럽이나 미국처럼 수 만명의 확진자가 생겨, 국가의 통제나 감시가 도를 넘을 경우에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집합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이삼열 이사장은 말한다.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 민주시민의식이 성숙지 못하면 파시즘이나 전체주의 권위주의가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게 된다”며 “만약 전체주의적 망령이 코로나 위기를 타고 되살아난다면 홉스의 리바이턴이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셋째로 모든 나라들이 겪게 되는 갈등과 딜레마는 방역대책과 경제 정책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와 영업제한은 필요하지만 장기화 될 경우 국민경제와 서민생활은 막대한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경제가 어렵다고 거리두기나 영업제한을 풀었더니 감염 확진자의 숫자가 늘어나게 됐다. 유럽이나 우리나라에서나 마찬가지 현상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소비 쿠폰을 발행했다가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다시 봉쇄 조치를 취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폐업하게 되는 모순된 정잭을 왔다갔다하는 정부 정책의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의 위기를 장하준 교수는 ‘준전시 상태’라고 표현하면서 만약 백신이 빨리 개발되지 않아서 경제 마비가 계속된다면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심한 타격을 입는 업종이 대면 사업을 해야 하는 서비스 업종과 관광 산업 분야다. 선진국일수록 서비스 산업이 확장되어 있으므로 실업률이 30%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는 관측을 설명했다.

이삼열 이사장은 “경제발전과 생태계 보존이 모순관계에 있듯이, 국민들의 경제 안정과 건강 유지가 모순관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선에서 조정하며 균형을 유지하는가가 중요한 판단이 된다”며 “경제냐 생명이냐의 철학과 가치관에 따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문명과 교회의 사명’에 대해 설명했다. 이삼열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의 새로운 문명이 어떻게 탄생되고 전환될 것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미래는 갑자기 오지 않고, 반드시 신호를 주고 온다'고 미래학자 최윤식이 지적했듯이, 인간은 미래의 징조를 예감할 수 있고, 어떻게 대응하고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간의 삶과 공동체를 보존하며 발전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문명은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 지속 가능한 국가 사회제도, 지속 가능한 생태계와 지구환경의 조건을 만들어야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가 가져온 공동체의 위기는 지속 가능한 새로운 문명을 꿈꾸며 낡은 문명을 전환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이삼열 이사장은 이미 나타난 징조와 위험 신호를 보면서 책임사회를 선포한 세계교회의 사명과 과제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1)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공동체의 위기, 대면 집회 금지, 국가 간 도시 간 봉쇄(lock down)와 단절에서 활로를 열어준 공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디지털 문화에 있었다는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한 SNS 시스템이 없었다면 격리와 봉쇄 속에서 공동체의 삶이 지속 가능했을까? 우리나라가 K-방역을 성공시킨 것도 성숙한 시민의식과 자율적 참여의 덕이라지만 디지털 통신의 발전이 밑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발전과 생태계 보존이 모순관계에 있듯이,

국민들의 경제 안정과 건강 유지가 모순관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선에서 조정하며 균형을 유 지하는가가 중요한 판단이 된다.


이삼열 이사장은 “이런 추세는 불가피하지만 성찰해야 할 문제도 있다”면서 “인간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이 가속화되어 세계가 점점 거대한 컴퓨터처럼 변해가고, 인간의 정체성마저 포노 사피엔스로, 혹은 코로나 사피엔스(corona sapience)로 진화한다면 인간의 고유한 정신과 자율성, 기계로 치환될 수 없는 정서와 의지의 영역은 어떻게 보존되며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철학적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 문명 시대에 인간의 주체적 삶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해야 할 철학과 신학, 인문학은 과학기술문명과 정신문화를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4차 산업과 인공지능, 비대면 온라인 초연결이 필수적 요건이 될 미래 사회에서 경제, 사회, 생태계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효율적이면서도 윤리적인 디지털 문화를 창안하는 일이 철학과 신학의 중대한 과제가 될 것이다.”

2)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포스트 코로나의 위기는 세계 경제의 위기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봉쇄와 단절, 여행과 교역의 제한으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막히고, 원자재와 상품의 거래가 원활치 못해 공장이 문을 닫으며, 폐업과 실업자가 늘어난다.

글로벌 벨류 체인(global value chain)에 따라 생산, 조립, 가공, 수출 등 국제적 분업체계로 연결되던 자본주의적 세계경제 구조는 큰 타격을 입는다. 세계화의 정지로 글로벌 가치 사슬이 무너지면 대량실업과 물가폭등,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 공황이 올 수 있는 위협도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예측한다.

”그렇다고 실패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대안이 될 수 없다. 생산, 소비, 유통, 무역, 고용, 복지 등 전 과정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생산과 과소비, 투기금융자본의 횡포를 막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무한 경쟁 속에서 야수와 같이 약육강식하던 야만적 자본주의를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삼열 이사장은 “오바마 케어를 포기한 미국이 코로나 방역에 실패해 의료 후진국으로 전락한 불명예를 보면서 이제는 전 국민 의료 보험제를 실시해야만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 다가올 대량 실업 시대에 국가의 책임이 될 고용 복지제나 기본소득제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3)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을 막고 앞으로 오게 될 유사한 질병과 재난을 예방하는 지속 가능한 문명의 요체는 생태계의 온전한 보존과 파괴를 방지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50억 년이나 지탱해온 지구의 생명과 활동 리듬이 불과 1만 년 정도 지구에서 거주한 인간들에 의해 파괴되고, 특히 지난 2백 년 동안 산업화, 도시화로 최근의 세계화로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착취되어 못쓰게 되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들에게 있다고 유니온 신학교의 라스무스 교수가 주장했음을 소개하면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지구윤리를 주장한 라스무스 교수는 지구의 생명을 지켜야 인간의 생명도 지킬 수 있다며 WCC가 <생명의 신학>(Theology of life)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소비경제가 주도하는 현대문명이 생태계의 파괴와 함께 문명의 붕괴 위기를 일으킨다는 연구와 주장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코로나19의 위기로 더욱 절실하게 되었다”며 “생태계를 살리고 생명문화를 보존키위해 인간의 삶의 구조와 경제제도, 사회조직 등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생태론적 문명론(ecological civilization)이나 생태론적 신학(ecological thelogy)이 발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삼열 이사장은 문명의 위기에 직면한 교회가 오늘날 하지 않으면 안 될 사명과 책임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쳐주신 복음에 따라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생명이 풍성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증거하고 실천해야 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위기와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 할 기회의 시대에 과연 무엇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러면서 예배당에 모여서 주일예배를 성대하게 드리는 것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사회봉사나 사회선교를 등한시 해온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먼저 철저한 자기비판과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삼열 이사장은 교회당 문이 닫히고 주일 낮 비대면 온라인 예배만 허락된 통제와 감시는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학교도 직장도 모든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비상시국의 고통이었는데 “예배가 생명보다 중요하다”, “종교의 자유를 국가도 침해 못한다”라며 대면 예배와 집회를 강행한 목회자들이 순교자임을 자처했지만, 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방역에 거침돌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 못 하고, 예배의식과 제도 교회의 유지보다 인간의 생명과 공동체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깨닫지 못한 처사였다고 지적했다.

이삼열 이사장은 교회당에 모여서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야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비상시엔 숲속이나 땅굴 속에서 기도하며, 박해 시엔 로마의 카타콤 속에서도 하나님과 영적 교통을 하는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앞으로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어 대면집회가 오랫동안 불가능해지면, 온라인예배와 성경공부, 카톡 화면을 통한 심방과 상담, 줌을 통한 구역예배나 그룹 활동이 교회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교회는 예배만 드리고 헤어지는 공동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배를 통해 깨달은 교인들이 사회와 세계 속에 들어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빛과 소금의 직책을 감당하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믿음과 실천의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정미현 교수
정미현 교수

정미현- 한국교회, 
        어떻게 리셋을 해야 할까? 

       
‘민주주의와 한국교회-한국교회 Reset을 위한 제언’이란 주제로 발제한 정미현 교수는 “캠퍼스의 상황이 한국 기독교의 축소판이 되어 버렸고, 기독교는 사회를 선도하는 예언자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약시대 레위기 법에 포로가 되어 있는 듯하다”며 “2020년 코로나 정국에서 디트리히 본 회퍼를 남용하며 광화문 광장의 시위를 주도하고 정치 세력화된 한국 개신교의 양상은 한국 교회 사회 참여 양상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 탄핵 과정과 그 이후 촛불과 태극기, 서초동과 광화문의 이분법적 양상은 또 다른 형태의 광장 민주주의의 민낯을 드러내며, 사안에 따른 우리 사회의 갈등의 수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의 의사소통과 주요 사안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은사의 다양성의 인정 측면에서 △교회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서는 교육 내용의 패러다임 전환 차원에서 △이념을 넘어서 공동체의 화합을 위한 화두인 생명중심의 문화 확산의 측면에서 제시했다.

은사의 다양성을 인정(고전 7:7, 12:1, 9-11)해야 한다는 정 교수는 “젠더 정의를 향한 여성신학적 담론이 민주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면서 “그러나 여성신학적 성찰과 방법론은 2020년 현재 우리 교회에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동호인들의 게토화 현상 정도의 인상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초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적 정체성을 담아 세례 선언문으로 선택했던 바울의 보편적 가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실현되지 못했고 코로나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었으며, 주류 교회 공동체는 유감스럽게도 이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예배당에 모여서 주일예배를 성대하게 드리는 것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사회봉사나 사회선교를 등한시 해온 한국교회는 먼저 철저한 자기비판과

교회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시도해야…

예배를 통해 깨달은 교인들이

사회와 속에 들어가 빛과 소금의 직책을 감당하며 세상을 변화시켜야


정 교수는 “한국 교회 안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된 것이 언제인가를 묻게 된다면 그 답은 결코 간단하지 않지만, 여성안수의 허용시점을 그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겠다”면서 안수 받은 여성 목회자의 비율은 여성안수가 허용되는 모든 교단을 막론하고 전체 교역자 수 10% 미만인데, 이러한 사실들은 한국 교회공동체에서 의사소통과 의사결정 구조와 재정, 권력의 분배문제가 여전히 성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여성 지도력에 대한 인정은 교회 내 민주주의를 확산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대안이며, 그것은 은사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이기 때문”이라며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언어습관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남을 정죄하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다름을 다름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집단주의적 획일성을 강조하는 것이 우리 교회와 사회의 현주소”라고 진단했다. 

또한 “공동체 의식과 집단주의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우리(Weness)’가 아니라 뜻 없는 허구적 ‘우리’(우리 마누라, 우리 집, 우리 남편 등) 문화가 확산된 한국사회에서는 집단주의적 획일성을 지양하고 공동체적 연대를 지향하는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기존의 잣대와 규범으로 재단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의 모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서적 의미에서 은사와 특성의 다양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성령의 도우심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특별한 은사를 통해 창조적 일에 동참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와 같은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은 특정성과 특정인에게 사회적 역할 규범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본래 성서적 개념인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가 교정되어야 할 것이다. 카리스마라는 것이 특정한 개인의 지도력 정도로 축소된 이해를 바로잡고 영웅주의식 당회장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기존의 잣대와 규범으로 재단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의 모습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서적 의미에서

은사와 특성의 다양성을 강조해야 …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하려면 교회 자체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연습해야

정 교수는 어느 특정인에게 집중된 지도력 보다는 다양한 은사를 서로 인정하고 유기체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도록 변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획일적이며 일차원적 접근이 아니라 성적 지향성, 종교, 신체, 계층, 인종, 연령 등 교차성(intersectionality)에 대한 인정과 고려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개혁주의의 근본 원칙은 개혁된 교회는 없고, 개혁되어야만 하는 교회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정 교수는 “성서가 죽은 문자로써 절대화되는 것이 아니라, 성서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 상황에 대한 컨텍스트를 이해하도록 돕는 성경해석법은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개신교는 종교개혁의 정신이 아니라,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정통주의의 산물인 교리에 얽매이는 ‘종이교황’을 섬기는 오류를 여전히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차별금지법과 낙태법 관련 사안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성서의 해석 문제와 관련되는데, 1950년대 김재준의 퇴출을 둘러싼 성서 해석 논쟁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듯 여전히 성서 축자영감설과 성서 문자주의의 입장에서 교회 교육이 진행되고, 획일화된 해석이 확대 재생산 되는 것이 여전히 오늘날 한국교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여성신학은 기존의 성서해석과 교리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사유를 통해 ‘의심의 해석학’을 도입해서 건설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라면서 “인간의 성서 해석과 이념을 절대화, 우상화하는데 저항하면서 개혁주의 정신이 여성신학과의 조우를 통해 재해석 될 때, 교회와 사회개혁의 촉매제의 역할을 더욱 풍성하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국의 사회갈등비용은 OECD국가 평균을 훨씬 윗 돌며 이를 위하여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은 1인당 GDP 27%를 차지하는데 수년간 이러한 비용은 더 늘어가며 그것을 해소하는 노력은 미미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정 교수는 “민주주의는 갈등의 음성화가 아니라, 법적 제도 안에서 자연스런 표출을 통해 해결을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법제화, 운영체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토론문화가 우선적으로 정착되어야 하며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야 갈등을 관리하고 사회갈등의 역기능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개혁교회는 지식의 민주화, 권력의 나눔을 기반으로 형성되었으나, 실제로 지난 500여년 동안 제도화된 과정에서 초창기의 동력을 상실하고 중세 가톨릭교회가 보였던 문제성을 그대로 재현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개신교의 현상은 한국교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문화적, 구조적 장치를 한국교회가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하려면 교회 자체가 이러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연습을 하고 이를 확대하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교회 운영 구조에는 특정 성비의 구성에서도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여성 장로가 수적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직제 구조에서 특정 연령, 특히 젊은이들의 목소리들이 반영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한 정 교수는 “결과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 배제의 운영체제로 인해서 젊은이들이 의사 결정 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개교회 구조부터 노회, 총회에 이르기까지 거의 없는 형편이며 이 점에서 한국교회는 진보, 보수를 떠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닫힌 보수도 문제이지만, 닫힌 진보, 진보 코스프레 하는 집단도 여러 차원에서 문제인데, 양쪽 모두 진정성 있는 개혁을 시도하지 않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또한 196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주동했던 기독학생들의 모임은 캠퍼스에서 그 흔적조차 역추적하기가 어렵게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현재 대학의 기독 동아리들은 대체적으로 닫힌 보수교회의 영향을 받은 학생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 대학가의 현실이라고 짚었다. 

2020년 한국사회의 부동산 정책에서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의 위력을 드러냈고 비대면 사회의 학습환경과 업무 변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는 건물주 위에 컨텐츠가 그 위용을 드러냈는데, 교회에서 제공하는 컨텐츠에 핵심인 성서를 접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근본적 변화가 없고, 여전히 인간 중심, 남성 중심, 교조화된 교리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확행으로 대변되는 한국형 헤도니즘이 개인의 자유추구와 권리 주장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공공성에 대한 관심은 점점 약화되어질 수 밖에 없다. 이같은 현상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더욱 확산되어서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반면에 장미족, 멀티 페르소나, 업글 인간을 추구하는 N포세대의 고충과 의견을 교회 안에서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와 구조가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지적한 정 교수는 “현실에 부대껴 사느라고 민주화, 통일, 기후 변화등 거대담론을 기피하는 이들의 시각이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 안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와 장치가 하루 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시대와 상황적 신앙고백을 유도하지 못하고, 교리를 반복적으로 답습하게 하며 시각의 전환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종래의 교회 교육의 내용이 그냥 답습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춘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축자 영감설 이외에도 성서 해석의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교육을 통해 보편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있다면 특정 법안의 입법화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비용을 줄이고 한국사회 복합갈등을 해소해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 교수는 또 “우리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이념을 확인하는 작업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 그것을 확산해야 될 것인데, 그 핵심은 생명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무엇보다도 코로나 이후 시대에 강조되어야 할 것 가운데 하나는 온 피조물의 상호 연관성이며 생명 중심사상인데, 그 점에서 하나님의 몸 된 교회이며 공교회로서의 세계교회와의 연대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대면 예배 중단과 방역을 위한 국가주의의 등장에서 한국 교회는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해야만 되었다”며 “사랑과 포용보다는 혐오와 배제가 더 만연한 한국 사회와 전 세계적 상황에서 우리가 진정한 인간성의 원형을 보여주신 예수를 믿고 따르며 좀비가 아니라 인간이 되기 위한 고민을 나누는 교회 공동체라면 편리함과 속도감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제는 비대면 예배가 길어지는 것 자체에 대한 염려보다는 교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기”라면서 “공동선을 향한 사회적 가치를 무시한 교회가 외면당할 것을 걱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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