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준 목사의 외침 ]

“철저하게 섬김의 목회를 한다면 전임과 후임이 충돌할 이유가 사라진다. 

일단 은퇴하면 다 내려놓는 것이 순리아닌가? 그런데 은퇴 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면 갈등을 촉발한다.”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오세준 목사새누리교회 담임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회동이 무산되면서 말이 많았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부터 한국은행 총재 임명 등에 이르기까지 갈등을 빚으면서 신구권력의 충돌이 전방위로 확산하여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늦게나마 회동이 성사되어 다행이긴 했지만, 권력의 속성을 아는 국민은 마음이 썩 놓이지 않는다. 또 이와 유사한 충돌이 더는 발생하지 않고 국민의 염원대로 협치를 통해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신구권력의 충돌이 교회에는 없는 것일까? 왜 느닷없이 신구권력을 교회에 붙이느냐고 할지 모른다. 교회에는 인간의 권력이 존재해서는 안 되기에 신구권력 운운하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런데도 교회 안의 신구권력을 언급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교회에 인간의 권력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교회의 머리는 주님이시고 모든 성도는 주님의 지체가 되어 한 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 역사를 돌아보고 현대 교회를 살펴봐도 인간의 권력은 교회에 버젓이 존재한다. 가장 극심했던 시기가 중세교회일 것이다. 한때는 교황의 권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한 나라의 왕을 세우기도 하고 폐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현대 교회에 이 정도의 권력은 아니어도 상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교계 지도자들과 권력형의 담임목사 유형도 있다.

권력형의 담임목사란 제왕적 목사를 일컫는 말이다. 제왕적으로 목회하는 담임목사가 한국교회에 적지 않다. 이런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의 말이 법이고 하나님의 말씀 이상이기에 담임목사의 말을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렇게 힘을 가진 담임목사라도 은퇴하는 날이 오면 후임 목사에게 권력을 이양해야 한다. 그런데 현직에서 누렸던 권력의 단맛을 내려놓지 못해 후임 목사와 갈등을 빚거나 심할 경우 신구권력 충돌이 일어나 교회가 분열하는 사태에 직면하기도 한다. 

담임목사가 은퇴하면 후임 담임목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교회가 대부분이다. 전임 목사는 후임 목사의 멘토가 되기도 하고,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다, 후임 목사는 전임 목사를 아버지같이 섬기고 노후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보살펴드린다. 이와 같은 관계가 형성되면 교회가 평안하고 한층 견고하게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교회 담임목사는 제왕적 목회가 아닌 섬김으로 목회하는 특징이 있다. 전임 목사도 후임 목사도 서로 섬기기에 오해로 인한 갈등이 혹 있다고 해도 쉽게 풀어간다.

그러나 전임과 후임 사이에 반목하며 힘겨루기 하다가 파국을 초래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그야말로 신구권력의 충돌이 발생하여 교인의 분열로 이어지고 극심한 분쟁에 휩싸인다. 어느 중형교회의 경우 신구권력이 충돌한 후 해결점을 찾지 못해 이 꼴 저 꼴 보기 싫다고 교회를 떠난 교인도 상당수 발생했으며, 은퇴 목사 편과 후임 목사 편으로 갈라져 후임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이 교회를 나와 교회를 세운 일도 있다.

왜 이런 불상사가 거룩한 교회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철저하게 섬김의 목회를 한다면 전임과 후임이 충돌할 이유가 사라진다. 일단 은퇴하면 다 내려놓는 것이 순리 아닌가? 모든 일선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는 게 은퇴이다. 그런데 은퇴 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면 갈등을 촉발한다. 이 정도는 아니라도 예우의 소홀함을 느끼면서 섭섭해질 때 충돌이 올 수 있다. 후임 목사는 전임 목사에 대해 섭섭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하고 전임 목사는 후임 목사의 허물이 보여도 주님의 마음으로 감싸주어야 한다. 후임 목사에게 불평하는 교인이 있어도 동조하지 않고 후임 목사 편에서 교인을 다독여야 한다. 전임 목사이든 후임 목사이든 주님의 교회가 잘되어야 한다면 못 할 일이 없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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