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이대로 괜찮은가?
설교시간에 정치인 참석에 감사, ‘한국교회가 새 정부에 협력’ 발언 “적절치 않아”

4월 17일 부활절연합예배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주일 오후 4시에 있었다. 74개 교단이 연합해서 함께 했다는 이날 예배는 현장예배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는데, 공교회성과 오롯이 예배에 중심이어야 하는 연합예배의 정신이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 공교회성 퇴색, 예배에 정치인을 위한 박수

문제를 지적하는 부분은 이날 예배가 과연 당초 목적대로 공교회성, 그리고 예배 중심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2022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대회장 이상문 목사)의 기본방향은 △공교회 중심 △부활 찬양 △예배 중심 △공정성과 투명성 등 4가지였다.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그런데 몇몇 대형교회의 신자들이 참석해 공교회성을 오히려 퇴색시켰다는 지적이다. 사실 순서 맡은 교단장들과 교단들 몇몇 인사들 외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신자, 그리고 설교자 교회인 새에덴에서 참여한 1천여 명이라는 성가대원이 대부분이었다.

부활절연합예배의 기본방향대로 공교회의 연합이라는 측면이라면 ‘대표성 있는 임원들을 중심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당초 계획대로 드리던가 74개 교단의 연합예배답게 각 교단별로 안배해서 예배 장소 좌석 수를 분배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특정 교회 중심이었다.

또한 부활절연합예배가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와 같은 주제와 본문, 설교문으로 드리도록 협의하여 부활절연합예배의 의의를 높이려 한다’는 목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소위원회가 6-7차례 모임을 가지며 주제해설(눅 24:32)을 내놓아 설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이날 설교에서는 잘 반영이 안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설교자인 소강석 목사는 원고에도 없었던 정치인들 소개한 것이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소강석 목사는 설교 서두에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고, 부활절 연합예배의 역사를 언급하며 연합예배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준비한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세계 최대의 교회요 한국교회가 존경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하자 영상에는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이영훈 목사 얼굴을 보였다.

또 소강석 목사는 “특별히 하나님을 경외하고 한국교회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참석해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라며 원고에도 없는 말을 설교 중에 했고, 이 말이 끝나자 청중은 환호와 박수를 20여초 가량 했다.

설교시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박수와 환호를 받았는데 예배 후 환영시간에 강단에 서서 축하인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설교시간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박수와 환호를 받았는데 예배 후 환영시간에 강단에 서서 축하인사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어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는 윤석열 새 정부가 국민을 잘 섬기고 국민을 통합하고 국정운영에 성공하도록 하는데 열심히 협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고 청중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또 설교 막바지에 또 윤석열 당선인을 또 한 번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님을 잘 섬기고 한국교회와 잘 소통해줄 것을 부탁해마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 내용은 모두 당초 준비한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 예배시간에 정치인 언급, 소개 적절치 않아

이에 대해 예배 주제해설 소위원회에 참여한 A교수는 “한국교회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성공에 협력할 것을 언제 소강석 목사에게 위임했느냐”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한국교회 이름으로, 그것도 설교시간에 하는 행태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B 교수는 “신학자들이 이번 부활절 본문의 주제해설을 작성했는데, 사실 현장에서의 설교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너무 잘 반영이 안돼 이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사실 설교자가 누구라는 얘기를 듣고 정치색을 띠겠구나 하는 생각을 사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교수는 “예배를 드리는데 세속적인 입김이 들어가고, 어느 특정한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고 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80년대에도 정치인들이 예배에 참석해 비중 있게 소개되거나 발언하는 것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변질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예배시간 맨 앞자리와 뒷자리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정치인들 다수가 보이고, 그 앞자리에 이영훈 목사가 함께 하고 있다.
예배시간 맨 앞자리와 뒷자리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정치인들 다수가 보이고, 그 앞자리에 이영훈 목사가 함께 하고 있다.

B 교수는 “설교자가 정치인을 띄우며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면서 예배와 우상숭배의 분명한 차이점을 설명한다.

“예배와 우상숭배의 ‘배’는 엎드려 예를 취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차이점은 예배는 그 자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예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찬양하며 기도하며 말씀이 선포되는 것이라면 우상숭배는 자기 이익을 위한 수단이다. 예배를 이용해 자기 유익을 도모하는 것 역시 우상숭배인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 세(숫자)를 가지고 특정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청중으로 하여금 기대하게 하는 것은 “예배정신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묻자 소강석 목사는 “칭송이 아니라 따뜻한 환영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위원회의 C 교수는 “주제해설을 마련한 것은 설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인데, 사실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각 분야의 교수가 한 달 동안 고심해서 내놓는 것인데 앞으로는 반영이 잘 돼서 전국교회가 같은 본문과 설교 내용으로 선포된다는 취지가 잘 살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 74개 교단 이름만 빌렸을 뿐?

한편 소강석 목사가 “이날 예배의 성가대에는 대부분 우리 교회(새에덴)에서 왔다”고 자랑스러운 듯이 말한 대로 1천여 명에 달하는 성가대원이 참석했고, 예배에 참석한 신자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신자들이 대부분인 것도 지적되고 있다.

한 교단 대표는 “우리 교단에서 여러 명이 참석하려 했는데 인원 관계상 서너 명만 참석하라고 했는데 가보니 두 교회에서 대거 인원이 투입된 거 보고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공교회의 연합’ 정신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 여러 교단과 교회에서 두루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관계자는 “준비한 핵심 인물이 윤석열 당선인이 참석해줄 것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며 “사실 연합예배에 왜 그런 저런 정치인들이 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곳에 힘쓰기 보다는 힘겹고 복음이 퇴색된 현 시대에 74개 교단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모이도록 노력하여, 복음으로 더 깊이 다가가고 연대하여 하나님의 공동체로서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한 숙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예배라면 어느 특정한 교회와 목회자의 색체를 감추고,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연합하여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측은 더 살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치인 소개할 때도, 설교자 나올 때도 박수와 환호의 시간과 소리가 너무 지나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 목회자는 토로했다.

또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환영사를 할 때만 모든 자막처리를 한 것도 지적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설교자의 내용도 일부만 (자막처리) 하던데, 아무리 장소 제공한 목회자라고 그렇게 하느냐, 오히려 다른 순서자들을 더 신경써야 하는 것 아니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든 예배 시간이 끝나고 정치인들 인사를 시켰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모인 헌금은 모두 산불피해를 본 이들과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 대사회적 역할을 위해 다짐하는 이상문 대회장의 대회사 내용이 있어서 다행스러워 보였다.

+ 교회개혁실천연대, 논평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남오성 윤선주 최갑주)는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 대한 논평을 통해 “정치 모리배들의 만찬장이었고, 정치권력 앞에 엎드린 목사들의 탐욕과 이기가 분수처럼 폭발한 현장이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영광 받으셔야 할 그리스도는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통령당선인이 대신했다. 한국교회의 주류를 자처하는 보수 교회와 교단들이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보여 줄 정교 유착의 서막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승리감에 취한 권력자와의 야합으로 약자를 외면하고, 자리를 탐하는 교회가 어찌 성경적일 수 있으며, 사람에 대한 칭송과 높임으로 치장된 예배가 어떻게 참된 예배라 할 수 있는가”라면서 “정교 유착과 민원 해결의 통로로 전락한 예배는 이제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들소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